Special Report 해운·조선업 2025년 1분기 동향(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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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3회 작성일 25-07-13 13:11본문
해운·조선업 2025년 1분기 동향(下)
-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Ⅲ. 세계 신조선 시장 동향
2025년 1분기 신조선 시황은 대부분 선종의 해운시황 하락과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다소 부진한 양상을 나타냈다.
‘24년 신조선 수요는 역사상 3번째로 많은 발주가 기록된 호황기 수준의 시황을 보였으나, 하반기 이후 대부분 선종의 해운시황이 하락하면서 '25년까지 분위기가 이어지지 못했다.
또한, 연초 출범한 미국 신행정부의 통상정책이 세계 경기둔화와 해운업계의 위축 우려를 낳고 있어 선주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 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온 LNG선의 해운시황 급락으로 동 선종의 신조선 수요가 위축된 점도 '25년 1분기 신조선 수요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25년 1분기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전년동기 대비 55.2% 감소한 779만CGT를 기록했고, 세계 발주액은 41.1% 감소한 262.6억달러 (Clarkson)로 집계되었으며, 1분기 세계 건조량(인도량)은 한국과 일본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생산용량을 증설하고 있는 중국의 건조량이 15% 감소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2.2% 감소한 963만CGT를 기록했다.
<그림1> 세계 발주량과 건조량(좌) 및 선종별 발주량(우) 추이
출처. Clarkson
컨테이너선을 제외한 모든 주요 선종의 1분기 발주량은 원자재 수요부진 등에 따른 해운시황 하락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80% 이상 감소했다.
컨테이너선은 해운운임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분기 동안 전년동기 대비 197.3% 증가한 431만CGT가 발주되어 전체 세계 발주량의 절반 이상인 55.2%를 차지했다.
'27년으로 다가온 IMO의 중기조치 규제 대응과 해운동맹 재편에 따른 주도권 경쟁 심화로 인해 필요한 시기에 맞춰 선박을 인도받기 위한 조선소의 선표 확보 경쟁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탱커 해운시황은 러-우 전쟁 이후 여전히 양호한 운임과 용선료 수준이 유지되고 있으나, 석유 시장에 대한 장기적 수요감소 우려와 제품운반선의 빠른 신조선 공급으로 1분기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9% 감소한 92만CGT에 그쳤으며 전체 발주량의 11.8%를 차지했다.
6년간 수요 호조를 보여온 LNG선은 스팟시장의 운임, 용선료 하락이 빠르게 진행되고 선복량 과잉 논란이 일어나며 1분기 발주량이 전년동기 대비 81.2% 감소한 48만CGT에 그쳤고, 전체 발주량에서의 비중도 6.2%로 7년만에 한 자리 수로 축소되었다.
벌크선 역시 철강수요 부진 등으로 해운시황이 부진한 양상을 보이면서 1분기 중 전년 동기 대비 90.7% 감소한 30만CGT 발주에 그쳐 분기 발주량으로는 2017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으며, 전체 발주량 중 3.9% 불과한 작은 비중을 차지했다.
'21년 이후 꾸준히 많은 발주량을 기록했던 LPG선 역시 1분기 중 전년동기 대비 88.1% 감소한 16만CGT가 발주되어 전체의 2.0%였으며, 2021년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온 신조선가는 '24년 4분기에 보합세를 나타낸 후 '25년 1분기 중에는 신조선 투자 감소 등으로 소폭 하락했다.
세계 주요 조선소의 수주잔량은 여전히 많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의 설비 증설과 신조선 투자 위축 등으로 '25년 1분기부터 소폭 감소하기 시작했다.
Clarkson 신조선가 지수는 3월 평균 187.43으로 1분기 중(전분기말 대비) 0.9%, 벌크선 가격지수 역시 3월 평균 172.69로 1분기 중 1.0% 하락했으며, 탱커 가격지수는 3월 평균 214.83으로 1분기 중 3.7% 떨어져 주요 선종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가스선 가격지수도 3월 평균 203.30으로 1분기 중 1.8%, 컨테이너선 가격지수는 3월 평균 117.62로 1분기 중 0.8% 떨어졌으며, 큰 폭의 발주량 증가에도 전체 신조선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가격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림2> 신조선 가격(좌) 및 한중일 수주량/점유율(우) 추이
출처. Clarkson
2025년 1분기 신조선 수주점유율은 여전히 중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미국의 대중국 견제정책의 영향으로 한국의 점유율도 20% 중반대를 회복했다.(CGT 기준)
1분기 시장에서 중국은 다양한 선종을 수주하며 약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했으나,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대중국 해사산업 제재가 발표되어 중국 조선소에 발주를 꺼리는 선주들이 일부 한국으로 발주처를 이동하면서 점유율은 전년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중국의 1분기 수주량은 총 380만CGT로 48.8%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반면, 한국은 미국 정부의 대중국 견제에 힘입어 대형 컨테이너선 등의 수주를 늘리면서 총 209만CGT로 1분기 시장에서 26.8%의 점유율을 차지해 전년도 16% 이하로 심각하게 축소된 점유율을 다소 회복했으며, 동 기간 중 일본은 20만CGT를 수주해 2.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심각한 수주 감소세를 이어갔다.
Ⅳ. 한국 조선업 동향
2025년 1분기 국내 조선업은 미국의 대중국 견제로 신조선 수주점유율이 증가하였으나, LNG선의 국제 수요감소 등으로 전년동기 대비 수주량은 약 55% 감소했다.
1분기의 신조선 수요감소로 국내 수주 역시 부정적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지난 6년간 국내 수주량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던 LNG선의 수요감소는 악영향을 크게 미쳤다.
그러나 지난 2월 하순에 미국 무역대표부가 발표한 강경한 대중국 제재안으로 인하여 일부 대형 컨테이너선사들의 물량이 한국 조선사로 발주되어 컨테이너선의 비중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3월 수주점유율이 54.7%까지 상승하면서 1분기 점유율이 26.8%로 회복되었다.
1분기 한국 조선업 수주량은 209만CGT로 전년동기 대비 55.0% 감소했고, 수주액은 46.3% 줄어든 75.0억 달러였다.
<그림3> 한국 신조선 수주실적(좌) 및 선종별 수주량(우) 추이
출처. Clarkson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의 수주만 크게 증가하였고 타 선종 수주는 매우 큰 폭으로 감소했다.
1분기 중 중국 대신 한국 조선소에 발주한 대형 컨테이너선 물량 증가로 컨테이너선이 전체 수주량에서 63.8%를 차지했다. (전년도 1분기에 단 1척의 수주실적도 없어 증가율은 계산할 수 없음)
1분기 중 LNG선 수주량은 8척, 37만CGT에 불과하여 전년동기 대비 85.5% 감소했으며 전체 수주량 중 18.1%였다.
전년도 1분기에는 카타르 LNG선 2차 물량의 발주로 LNG선 시황이 호황세를 보여 감소율이 더욱 크게 나타났고, 1분기에 수주한 LNG선 8척 중 5척은 중소형선 규모의 LNG벙커링선이었으며 나머지 대형선 3척 중 2척은 한화쉬핑이 계열사인 한화오션에 발주한 물량으로, LNG선의 수요 침체는 심각한 수준이다.
탱커의 수주량은 전년동기 대비 51.1% 감소한 27만CGT로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수에즈막스급 셔틀탱커 9척이 전부이며 제품선의 수주는 없었고, 전체 수주량 중 13.2%를 차지했다.
LPG선 수주량은 전년동기 대비 90.2% 감소한 10만CGT로 전체 수주량 중 5.0%를 보였다.
2025년 1분기 건조(인도)량은 월평균 100만CGT에 근접하는 기록을 보여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1분기 건조(인도)량은 전년동기 대비 7.3% 증가한 299만CGT 기록했으며, 이는 주요 조선소의 외국인 숙련도가 향상되며 점차 생산능력이 개선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4> 한국 신조선 건조(인도)실적(좌) 및 수주잔량(우) 추이
출처. Clarkson, 수주잔량은 각 연초 및 월초 기준
1분기 중 수주잔량은 다소 부진한 수주 실적으로 인해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해 4월 초 기준 약 3.3년 치 일감 수준을 나타냈다.
‘25년 4월 초 기준 국내 조선업 수주잔량은 총 3,622만CGT로 전분기 초 대비 2.5% 감소했다.
아직 수주잔량은 비교적 여유있는 수준이나, 금년 중 수주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추가적인 감소가 우려된다.
Ⅴ. 시사점
해운시장의 선복량 과잉은 신조선의 대량 인도와 노후선의 폐선 결정 지연 등으로 심각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21년 이후 4년간 지속된 신조선 수요 호조는 호황기 수준에 근접한 정도였으며, 결과적으로 '23년 이후 특히 컨테이너선과 LNG선 시장에 많은 신조선을 공급하며 해운시황의 급락을 유발했다.
유조선의 경우 신조선 투자가 매우 보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중국의 전기차보급률 증가와 탄소중립을 위한 수요 억제 등으로 중장기적인 석유수요 증가율이 둔화 또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어 운송수요 감소에 의한 상대적인 공급과잉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다.
LPG선 해운시장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24년까지도 많은 신조선이 발주되었고 저탄소 연료로서 암모니아의 활용이 아직 본격화되고 있지 않아 LPG 겸용선으로 발주된 대형선의 대량 공급으로 인한 과잉이 수년 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들 해운시장에는 러-우 전쟁과 홍해사태 등 지정학적 영향이 새로운 수요증가를 일으키며 시황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는데, 이들 사태가 해소될 경우, 특히 홍해사태의 해소로 수에즈운하 통행이 자유로울 경우 선복량 과잉은 매우 심각한 수준까지 심화될 우려가 있다.
시장에는 많은 노후선이 남아있는데, 시황 하락과 '27년으로 다가온 IMO의 중기조치 안이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선종의 해운시장에서 이들 노후선이 대량 폐선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조선 수요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조선업계가 탄소저감을 위한 획기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조선업 시황 개선 지연이 우려된다.
해운업계가 노후선을 여전히 활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직까지 해상탄소중립의 확실한 대안이 나오지 않아 선주들이 페널티를 감수하더라도 높은 비용의 교체투자를 단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들 노후선의 대량 폐선을 통한 선복량 과잉을 완화 또는 해소하고 친환경 중심의 신조선 수요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서는 조선업계가 선박 수명인 30년 장기투자에도 경제성을 담보할 확고한 온실가스 저감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방안이 늦어질수록 노후선의 퇴출 지연과 선복량 과잉은 지속될 것이며 조선시황의 개선도 지연될 우려가 크다.
USTR의 대중국 제재 실행안이 완화되며 국내 조선사의 반사이익은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USTR이 2월 하순에 매우 강도 높은 대중국 해사산업 제재안을 미국 정부에 제안하면서 이를 의식한 대형 선사들이 3월에 대형 컨테이너선 등을 한국 조선소에 발주하여 한국 신조선 점유율이 급상승한 바 있다.
당시 제안한 제재안 초안은 선사가 보유한 중국산 선박의 비중과 수주잔량 중 중국조선소에 발주한 비중 등에 따라 높은 항만수수료를 부과하도록 해 가능한 한 중국산 비중을 줄여야 하는 선사의 입장 때문에 한국이 비교적 높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그러나 대통령 행정 명령에 의해 USTR이 4월 17일에 발표한 실행가능 수정안에는 기존 중국산 선박의 보유 비중이나 수주잔량 비중을 제외하고, 제재 대상을 중국선사와 비중국 선사의 경우 중국산 선박으로 미국항에 입항하는 경우로 축소했다.
현재, 미국의 물동량 비중이 가장 중요한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미국은 20%를 소폭 초과하는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원거리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약 40%의 비중국산 선박만 보유한다면 페널티를 회피하며 미국 노선에서 선박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므로 USTR의 조치가 장기하된다면 일정 정도 비중국산 선박의 비중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 조선소에 대한 발주가 다소 증가할 수 있으나, 가격이 낮은 중국 조선소를 최대한 기피해야 할 수준은 아니다. 따라서 이로 인해 우리 조선업계가 잃어버린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는 정도에도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국내 조선업계가 미국의 제재로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대중국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대안에 투자하며 필사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 Contact: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https://keri.koreaexim.go.kr/index